요즘 건강과 육아에 매달리느라 한동안 책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하루를 마치면 몸도 마음도 지쳐 침대에 쓰러지는 날이 반복됐고,
그 사이 머릿속은 업데이트를 못한 스마트폰처럼 느려졌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고 꺼낸 책이 우석 작가의 『부의 인문학』이었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한 책이지만 저는 이제야 읽었습니다. 우석 작가는 20만 원짜리 반지하 월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고,
결혼 자금으로 남겨 둔 5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50억 원을 일궜다고 합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40대 초반에 은퇴하고 캐나다로 이주한 그의 선택은,
바로바로 제가 머릿속으로만 그려 왔던 ‘경제적 자유 + 가족 중심 라이프’를 실제로 증명한 사례라 더욱 강렬하게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책은 짧은 단락으로 구성돼 있어 회사 점심시간, 아이 낮잠 시간 같은 짧은 빈틈에도 읽기 좋았습니다.
저자는 고전 철학자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어록을 빌려 와 “지식은 연결될 때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이를테면 스토아철학의 ‘자기 절제’ 개념을 들며 레버리지 투자 욕심을 경계하고, 대니얼 카너먼의 ‘휴리스틱’ 개념을 끌어와 군중심리에 휘말린 매수를 반성하라고 말합니다. 이는 인문학과 투자를 따로 보던 제 시야가 한 번에 넓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작가는 연세대 경영학과, 대학원 재무관리 전공 후 금융권에 몸담으며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에서 ‘우석’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그 카페에서 하루 수천 개씩 올라오는 질문에 답변하며 투자 아이디어를 검증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올렸던 카페 글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카페에 가셔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토론이 무르익을수록 사고의 폭도 커졌다고 하니, 결국 지식은 혼자보다 함께 갈 때 속도가 붙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책이 강조하는 핵심은 의외로 담백합니다. ‘부자 되는 법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움직이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부분은 현재 삶의 편안함을 지키려는 본능에 충실한 실행을 미룬다는 것입니다. 문장을 읽는 순간, 아이 재우고 거실 소파에 누워 핸드폰만 보던 제 모습이 떠올라 뜨끔했습니다. 저는 바로 그날 밤 가계부 앱에 자동 이체 계획을 추가하고, 매주 한 편씩 투자 서적을 읽기로 일정표에 적어 두었습니다.
저는 또 부록에 수록된 추천 도서 리스트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른 투자 고수들도 거의 빠짐없이 권하던 책과 많이 겹친 것을 보고 나름 흐뭇했습니다. 역시 성공한 사람들 사이에 읽히는 책은 비슷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그중 제가 이미 읽은 두 권을 적어 둡니다. 일단 한 번 읽었지만, 이 책을 계기로 핵심 챕터를 다시 펼쳐 볼 생각입니다.
- 『넛지』(Nudge): 선택 구조가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 주는 책. 읽을 때마다 생활 속 작은 결정을 다시 보게 됩니다.
-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 인간 판단의 두 시스템을 다룬 명저. 투자를 포함한 모든 의사결정에 ‘느린 생각’이 필수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부의 인문학』을 덮고 나니 한 가지 결론이 남았습니다. ‘지식’과 ‘행동’은 별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투자 기술을 익히는 것만큼, 그 지식을 움직이게 하는 인문·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 혹은 책을 읽어도 실천이 쉽지 않은 분께 이 책을 조용히 쓱~ 권해 봅니다. 읽고 나면 머릿속 퍼즐 조각들이 조금 더 촘촘히 맞춰지고, 오늘 당장 하나라도 행동하게 만드는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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